공무원이 소개하는 공무원 생활: 그 놈의 소속감(김응준)

그놈의 소속감



 나의 느낌

어느 공무원이 쓴 책,
공무원이라면 다~ 알고 있을 법한 특별할 것 없는 내용,
하지만 공무원이 아닌 사람도 많으니 공무원이 아닌 사람에겐 ‘공무원 세계가 그렇구나~’할만한 내용이고, 공무원(공공기관 재직자 포함)이라면, 이 사람(저자)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구나, 소속된 부서나 기관이 달라도 결국 똑같은 생활을 하는구나~하면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어느 공무원은 어쩌면 이 저자에게 다 아는 이런 시시껄렁한 얘기를 책으로 내다니~, 할일 없는 편한 공직생활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보면서, 공무원이라면 누구나 아는 시시껄렁한 얘기를 책으로 냈다는 점에서 이 저자가 높히 평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엔 수 많은 작은 지식들이 있지만, 누구나 알법한 작은 지식도 책으로 내는 사람은 극소수이며, 아무리 사소한 책이라도 책을 낸다는 것 자체가 부지런해야 할수 있는 일이다.

내가 개설한 이 웹사이트(성공 해주리)도 사실 요즘엔 누구나 맘만 먹으면 후딱 만들수 있는 건데, 만드는 사람은 그 다지 없다. 본인의 직장생활이외 다른 영역에서의 부수입 또는 부케를 키우는 일에 아예 관심이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관심이 약간있는 사람도 실천에 옮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 점에서 나는 이 책의 저자가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점을 진솔하게 풀어 적었고, 책으로 출판했다는 점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책 말미에는 한분기에 들어온 인세 수입이 5천만원이 찍혔다고하니, 부럽기도 하다.
※분기에 5천이 입급되었으면, 본업인 공무원 수입보다 훨씬 많은 수입일 것으로 추측된다. 책 내용중 다른 책을 썼다는 내용도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이 책(그 놈의 소속감) 한권에 대한 인세는 아닌거 같다.

인상적인 부분

p.5

조직은 안락함으르 주는 대신 인간에 대한 냉소를 유발하는 것 같다.

직접 격어보니 더 심각했다

P. 6

공무원 조직은 나의 취향 대신 남의 취향 읽는 법부터 가르쳤다.

p.17

공직사회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성과를 창출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어서, 자리에 앉아 있는 시간으로 조직원이 평가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p.29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공무원 조직은 폐쇄적인 곳이다. 흐르는 물보다 고인 물에 가까운 조직이라 매일 보는 사람과 꽤 오래 부딪쳐야 한다.

일만 잘해서는 안 되는 조직이란 말을 일주일에 한번씩 들으며 출근한다.

p.30

이웃과 공동체를 향한 뜨거운 열의와 애정은 출근만 하면 차갑게 식는다.

p.31

편하게 의견을 주고받자며 시시때때로 부하 직원을 불러 모으는 상사일수록 남의 의견을 잘 듣지 않는다는 건 내가 깨달은 불편한 진실이다.

p.32

“자유롭게 토론해봅시다”라는 말로 회의를 시작한다. 이미 직원들은 차가운 회의실의 기에 눌려 손에는 땀을 흘리고 서로의 시선을 회피하는 중이다. 누군가 침묵을 깨주길 간절히 바랄 뿐, 누구 하나 총대를 멜 생각은 없다.

p.33

누군들 좋은 의견을 내고 빠르게 회의를 끝내고 싶지 않겠는가. 다만, 말하면 ‘내 일’이 되고 그걸 돕거나 보호해주거나 끝까지 지지해주는 사람은 회의가 끝나자마자 사라지기 때문이다.

p.34

야근을 줄이고 워라벨을 찾으라고 문서로 공문을 돌리기 전에 불필요한 회의부터 줄인다면 효율적으로 업무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p.35

며느리는 영원히 시부모의 딸이 될 수 없듯, 부하 직원은 상사와 친구가 될 수 없다.

p.36

BC 1700년 수메르 점토판에는 ‘요즘 젊은이들 참 버릇이 없다’는 문구가 쓰여 있다.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쓴 글, 이집트의 피라미드 내벽에도 비슷한 문구가 쓰여 있다고 한다.

p.49

갑자기 1970~80년대로 이야기가 거슬로 올라가면 지루해지겠지만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이해해주시길. 개발도상국 시대에는 행정보의 재량권이 컷다. 대통령의 한마디면 공무원 조직이 마치 군대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민주화가 진행되고 입법 사업 행정 삼권이 분립되면서, 사회의 의사결정 시스템이 투명해졌다. 행정부 독자적으로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는 권한이 급격히 축소된 셈이다. 거기에 언론 및 시민단체의 감시 기능도 강화되면서 어떤 일을 추진할 때 예전보다 더 많은 경우의 수를 따지고 검토하게 됐다. 힘은 줄고 검토시간은 늘었으니 당연히 행정은 무능해 보일 정도로 느려졌다.

p.55

“한 번은 적극 행정을 한다고 했다가 실수가 생겨서 민원인과 분쟁이 생겼어요. 그런데 상사는 제 편을 들어주지 않았어요. 오히려 사과하라고만 하고 모든 책임을 저에게 떠밀었죠. 그 뒤로 저는 방어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p.65

그 옛날 1970~80년대 개발 국가 시절 처럼 공무원이 앞장서 일을 밀어붙인다고 확확 추진되는 시대는 확실히 아니다.

p.71

공무원처럼 업무 강도화 연봉을 연동시키지 못하는 조직에서는 업무 강도의 균등화를 위한 수단으로 순환 보직 인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겪어보니 제대로 된 인수인계가 잘 없다. 각 업무에 대한 메뉴얼도 없고 어떤 업무는 그 업무를 해본 사람이 직장에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p.73

인사이동이 익숙해져서 그런가 당연하지 않은 것들을 전보다 쉽게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p.76

‘참을 인자 세번이면 호구 된다’

p.77

누가 윗사람이고 아랫사람인지 알 만한 대형으로 앉아, “창의적인 생각과 대안을 내놓으세요”

가뭄에 콩 나듯 아이디어가 떠오르긴 하는데 말해도 될까 싶은 B급 내용이라 망설이게 된다. 어쩐지 오직 A급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라서다.

p.78

그런 재미없고 딱딱한 분위기에서 신선한 아이디어가 나온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 같다.

p.79

무엇이든 일단 재미가 있어야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자유롭게 의견도 개진할 수 있다.

조금은 덜 엄숙한 분위기로 바뀌면 좋겠다. 긴 인사 말씀만 없어져도, 마찬가지로 긴 마지막 말씀만 줄여도, 대장 자리에만 유리잔이 놓이는 게 아니라 자유롭게 자기 머그컵을 들고 들어갈 수만 있어도, 거대한 의자와 책상만 좀 간소해져도 훨씬 분위기는 좋아질 것 같다.

p.82

검은 색 옷을 입는다는 건 마치 ‘불필요한 관심은 사양합니다’라는 간단한 메모를 가슴팍에 새긴 효과를 준다.

p.83

분명 성인인데 흡사 교복을 입은 듯 보이는 사람들이 줄지어 쭉 걸어가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세종시 주민들은 검은색 옷을 입고 우르르 몰려가는 공무원을 가리켜 “개미 떼가 간다:고 말한다는데…

나도 한 마리 개미가 되어 묘한 동질감을 느끼며 청사 정문을 통과한다.

p.91

SNS를 했을 뿐인데 ‘일 안 하는’ 직장인이 됐다

p.92

멀리 출잘을 갔다가 퇴근시간 무렵 그곳에 사는 지인을 만나 함께 사진을 찍고 SNS에 올렸을 뿐인데, ‘출장가서 땡땡이 치고 있다’며 신고하는 사람도 실제로 존재한다.

p.96

“나 오늘 연가 썼는데 나왔어”

p.98

공무원의 형식주의 이야기를 시작하자면 이글을 끝마칠 수 없을 것 같다.

p.100

나를 가끔 소름 돋게 하는 건, 무의식 중에 내가 무기력하게 변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p.101

‘방구석 여포’

p.103

사소한 지시라도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려가다 보면 일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지시를 받은 바로 아랫사람은 잘 보이기 위해 해결책 한가지를 덧붙이고, 그 아랫사람은 또 잘 보이기 위해 다른 한가지를 덧붙이는 식이다. 일이 몇 단계 걸쳐 내려오다 본질은 어느새 사라지고 만다. 실무자는 ‘위에서 이런 일은 좀 막아줄수 없을까’싶은 마음을 숨긴 채 어느새 쓸모없는 조사를 하고 옆과에 협업을 요청하며 불필요한 보고서를 작성한다.

p.104

옳으면 옳다고 말하는 대신, 좋은 게 좋다고 말하는 것이 조직생활을 편히 하는 훌륭한 방법임을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p.105

‘시간 총량 불변의 법칙’

p.119

불평만 해대며 사표를 쓰겠다고 떠들던 사람보다는 묵묵히 자기 일에 몰입하다 갑자기 박차고 나가는 사람들을 자주 봤다.

p.120

고된 사기업을 다니다 공직에 들어와 ‘이런 편한 직장이 있냐’며 대단히 만족할 것 같지만 아닌 사람도 있다. 사기업보다 덜할 것이라 믿었던 피로한 인간관계와 답답한 조직 문화를 경험하고는 혀를 내두른다.

p.121

상사의 지시로 10번이나 수정한 보고서가 결국 첫 보고서보다 못하거나

p.124

절대 월요일에 화요일을 떠올리지 않는다.

나도 월요일은 월요일만 산다

p.125

잠도 깨우고 정신도 깨우고 분노도 잠재우려면 아이스만한 게 없다. “오폐수가 흘러 환경을 파괴시킬 줄 알지만 공장을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악덕 공장장 심정이 된다.

월요일 아침은 대개 주간 회의로 시작한다. 부서장들 사이에서는 ‘전달사항이 없어도 주간 회의는 꼭 하라’는 말이 불문율처럼 돈다. 다 불러놓고 안부라도 묻고 커피라도 한잔해야 부서장의 권위가 선다고 믿는다. 이상한 데서 휘어잡겠다는 발상이긴한데, 무튼 이번 주 할 일을 보고하는 다소 형식적인 자리다. 딱히 받아 적을 전달 사항도 아니지만 고개를 푹 숙인 채 부지런히 업무수첩에 써대는 건 아침부터 여러 직원들과 눈 마주치기 어색해서다.

p.126

간부 회의가 나 같은 실무자에게는 참 고마운게, 그래도 잠시 풀어질 틈을 주니까. 흡연하는 직원은 여유롭게 한 대 태우고 오고, 커피를 애호하는 직원은 텀블러에 취향이 담긴 커피 한 잔을 담아 자기만의 시간을 보낸다.

p.128

공무원이 하는 일들은 실질적인 효과를 떠나 단순히 ‘들어줬거나’ 한번이라도 직접 봤거나’에 따라 평가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p.129

아직 오지 않은 월요일을 두려워하는 내가 우스꽝스러웠다. 영화 <아저씨> 속의 원빈의 대사처럼 일요일에도 일요일만살자. 자꾸 미래만 떠들수록 불행해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p.132

종합하자면, 20대 초반 시절 ‘난 저렇게 변하지 말아야지’ 했던 아저씨가 다 되고 말았다.

p.141

선배들은 대개 후배에게 자기 경험을(약간의 영웅담처럼) 들려주길 좋아한다.

p.143

열심히 하는 사람은 더 바쁜 자리로 옮기고, 덜 열심히 하는 사람은 덜 바쁜 자리로 옮긴다. 그러니까 어떤 자리에 앉아 어떤 일을 할지는 사람에 따라 결정되고 있었다.

p.147

공문서 작성법이 자주 바뀌기도 해서 그분들이 지적하는 사항은 이미 과거 규칙인 경우도 많다. 과거에 결재해준 문서를 그대로 가져다 썼는데 이번에는 지적하고 반려하는 황당한 경우도 생긴다.

문서 형식에 사활을 걸던 상사사 있다.

p.148

대다수의 젊은 직원들은 문서 형식에 필요 이상으로 집착하는 것을 비효율적이라고 여긴다.

p.149

공문서란 내용이 틀리지 않고 오타만 없으면 된다고 생각했던 나는 문서를 두 번 세번 꼼꼼히 살피기 시작했다. 효율과 비효율의 경계를 넘어 ‘극도로 비효율’의 영역에 들어가버렸지만

p.150

호랑이 상사와 근무하는 동안 공문서 쓰는 실력이 크게 늘었다. 엄해서가 아니라 따뜻해서. 따뜻한 곳이라면 나는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p.153

“아직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면 너에겐 초심이 남아 있는 거야”

p.182

의사가 합치하는 사람과 트레이드를 진행하기도 한다.

대체로 일을 아주 잘하거나, 아주 못하면 타의로 자주 옮기게 된다. 있는 듯 없는 듯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하는 사람들이 대개 한자리를 오래 지킨다. 다른 부서에서 빼앗아가기도 어렵고 내주지도 않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긁어 부스럼’은 공무원들이 싫어하는 말 중 하나다. 그런데 분명한 점은 인사라는 것도 ‘미운 놈 떡 하나 준다’는 식으로 운영되는 경향이 강해서 정말 원하는 바가 있다면 의사를 확실히 표현해야 유리하다.

p.184

자기가 소속된 부처와 가고 싶은 부처를 웹사이트에 등록하여 사람을 찾는 방식이다.’나라일터’라는 홈페이지를 활용하면 된다.

p.228

특히 황당했던 일 중 하나는 불필요한 일을 줄이고자 TF팀을 구성하고 회의에 회의를 연속하는 경우다. 여기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누가 어떤 일을 줄였는지 부서 간 경쟁을 시키고 심지어 평가까지 한다.

p.231

왜 그런 출장 있지 않은가. 이미 암묵적으로 결론은 다 정해진 상황인데 굳이 형식적으로 현장을 다녀오는 경우 말이다. 소위 말하는 면피용 출장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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